Hallo zusammen!
오늘은 저같이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홈메이드 식사빵 레시피예요.
원래는 주말 아침마다 베이커리에 가서 그날 먹을 식사빵을 사며 초코 크로와상도 같이 사는 게 소소한 낙이었는데.. 30대에 접어들면서 소화기관이 종종 파업을 외칠 때가 있어서요.
그래서 좀 더 건강한 재료가 든 빵을 사자니 일단 흰 빵을 살 때와는 가격도 다르고, 그렇다고 흰 밀가루가 아예 안 들어간 것도 없고 슈퍼에서 사각으로 된 걸 사자니 그건 또 제 입맛에 안 맞더라고요. 예전에 나름 건강하게 먹어보겠다고 덴마크 식 빵인 Pumpernikel 한번 사 먹어 봤다가 으엑 😖 하고는 그냥 못 먹고 버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여행 갔을 때 오픈 샌드위치(Smørrebrød)로는 맛있게 먹었었는데.. 여행지라는 조미료 때문인가 싶기도 하네요.
생각난 김에 사진을 들춰보니 세상에나.. 거의 6년 전에 먹었었네요. 여기가 아마 덴마크 코펜하겐의 뉘하운(Nyhavn)? 인가 그 근처였던 거 같은데 하도 예전이라.. 사진을 보니 다시 가고 싶네요. 언제쯤 코로나가 끝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는지 그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담이지만 올리기 전에 맞춤법 검사하고 올리는데.. 세상에나 있을는지가 아니고 있을는지 였군요!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래서 흰 밀가루를 안 쓰는 빵은 쉬이 찾기도 어렵고 가격대도 있고 하니 차라리 내가 만들자! 하고 본격적으로 빵 만들기에 돌입했죠.
독일에는 Dinkelmehl이라고 하는, 영어로 하자면 Spelt flour 가 있는데요, 저는 Dinkel 630과 Dinkel-Vollkorn을 섞어서 만들어 먹고 있어요.
* 밀가루 종류마다 숫자가 다른 건 미네랄과 연관이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예전에 어떤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추후에 조사를 해서 따로 게시글 한번 올려볼게요.
물론 흰 빵을 먹을 때보다는 그렇게 맛있지는 않은데 속도 크게 불편하지 않고 건강에도 좋으니까.. 근데 너무 Vollkorn으로만 만들면 아마 제 기억에는 이거도 별로 좋은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통밀이 소화에 막 좋은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부드러운 것과 거친 것 두 가지를 섞어서 만들어 먹어요. 개인 차일지는 모르나 Vollkorn으로만 만들던 때에는 오히려 소화가 더 힘들었었어요. 건강하게 먹기 참 어렵더라고요. 😅
그래서, 대망의 재료를 소개해 보자면
- 스펠트 밀 630 (Dinkelmehl 630) 150g / 150g Dinkelmehl 630
- 스펠트 통밀가루 (Dinkel-Vollkornmehl) 100g / 100g Vollkorn-Dinkelmehl
- 해바라기 씨 30g / 30g Sonnenblumenkerne
- 치아시드(Chiasamen) 혹은 아마씨 갈린 것(Leinsamen gemalen) 20g / 20g Chiasamen oder gemalene Leinsamen
- 말린 토마토(getrocknete Tomaten) 적당량 / augengemessene Menge getrocknete Tomaten
- 이스트(Hefe) 마른 건 6g(생 이스트를 쓸 땐 10g 정도) / Trockenhefe 6g oder Frischhefe 10g
- 소금(Salz) 약간 / etwas Salz
- 따뜻한 물 적당량 / warmes Wasser
* 속재료를 무엇을 넣을진 사실 자기 맘대로 라 원하시는 재료 있으시면 그거 넣으셔도 돼요. 말린 무화과를 넣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식사빵에서 단 맛이 나는 건 좀 제 스타일이 아니라 말린 과일류는 넣지 않아요.
일단 제목에서도 아실 수 있다시피 이건 전날 밑 작업이 필요해요. 큰 보울에 일단 잘 계량을 하면서 마른 재료를 차곡차곡 넣어요. 순서는 상관없지만 중요한 건 소금과 이스트가 만나면 안 돼요. 서로 대척점에 위치하도록 ㅎㅎ 해주세요.
소금과 이스트를 넣고 각자 밀가루랑 먼저 휘적휘적 섞어주세요. 그다음 함께 쉐킷 쉐킷! 💃 🕺
그다음 꽤나 중요할 수 있는 물 넣기 타임인데요, 따뜻한 물을 잘 담아 조금씩 넣어가며 섞어주세요.
밀가루가 어느 정도 섞이고 잔 밀가루가 보이지 않게 되면 그때 딱 멈추시고 뚜껑을 닫으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해주시고 아니면 랩에 감싸 실온(Raumtemperatur)에 두고 발효를 시켜주세요.
* 생 이스트를 쓰신 다면 적은 양의 따뜻한 물에 이스트를 먼저 넣고 풀어준 다음 물이 더 필요하게 되면 따뜻한 물을 추가로 더 받아서 넣는 방법을 써보세요.
어느 정도 반죽에 구멍이 뽕뽕 보이고 좀 부풀었다 싶으면 냉장고에 넣고 하룻밤 동안 발효를 시켜줘요. 이때! 정말 중요한 것은 냉장고 온도가 5도 아래로 내려가면 안 돼요. 저는 6도에 조절해두고 발효시키고 있어요. 이스트는 너무 추운 온도에서는 발효가 되지 않아요. 우리도 너무 추우면 밖에 안 나가고 집에서 있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ㅎㅎ
이렇게 발효가 잘 된 반죽은 사진처럼 구멍이 뽕뽕 나있고 뚜껑을 열면 맥주 향 같은 게 나면서 탄산이 뽀골뽀골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쿡 찌르면 부드럽게 푹 들어가요. 만약에 맥주 향은 좀 나는 거 같은데 반죽이 딱딱하고 뽀골뽀골 소리가 안 난다! 하면 좀 따뜻한 곳에 넣어두면 다시 발효가 되면서 빵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원래는 반죽을 꺼내서 덧가루를 뿌려가며 살짝 치댄다.. 는 과정이 있긴 한데요, 저는 설거지 복잡하게 하기 싫어서 그냥 그릇 안에서 대충 덧가루를 뿌려가며 반죽을 성형해주기로 합니다 캬캬 😁
덧가루를 뿌려가며 조물조물하다 보면 대충 이런 형태를 띠게 되는데요, 이때 오븐을 켜고 Bosch 기준 Heißluft 230도로 켜주고 제일 밑의 베이킹 트레이(Backblech)에 물을 같이 담아 예열(vorheizen)해줍니다.
아! 그리고 빵을 구울 땐 200도가 넘어야 한다고 예전에 어떤 카페에 누가 댓글을 달아주신 게 기억이 나서 저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요 ㅎㅎ
반축 총무게를 재보시고 그까짓 거 대-충 비슷한 무게로 잘라줍니다. 저는 보통 100g~120g 정도로 소분해줍니다.
다시 아까 썼던 그릇에 덧가루와 퐁당! 한 뒤 조물조물하며 끈적끈적한 반죽을 보들보들 매끈매끈하게 해 줍니다. 저는 덧가루는 늘 Vollkorn을 사용해요. 어차피 Dinkel 630은 처음에 발효하기 전에 많이 써줬으므로..
먼저 종이접기 하듯이 반죽을 접고 접고 접어서 구멍 난 면 없이 매끈하게 보이도록 접어주다가 보자기 접듯이? 중간의 한 꼭짓점을 향해 다시 또 열심히 접어줍니다. 그러고는 접힌 면에 덧가루를 묻힌 뒤 그 면이 바닥에 닿도록 고이 놓아줍니다.
대충 꼭짓점을 향해 접은 모습은 이렇고요,
바닥이 붙지 말라고 덧가루를 송송 묻혀준 뒤에,
요렇게 가지런히 정렬하는 거죠 ㅎㅎ
살짝 원하는 모양대로 성형을 하고요. 아님 그냥 원형으로 두셔도 전혀 상관없어요. 저는 늘 어설프게나마 Baby Baguette의 모양을 따라 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서요 ㅎㅎ
중간에 칼집을 약 30도에서 45도 느낌으로 사악 내주는데, 흰 빵은 정말 살짝! 만 내줘도 엄청나게 부풀지만 건강한 빵들은 그렇게 부풀진 않아요.. 그래서 생각보다 깊게 칼질을 내줘야 하는데 만들다 보면 본인의 감이 아마 생길 거예요.
여기서 저의 똥 손이 드디어 들통이 나는군요 허허 어찌어찌 잘 내줘야 하는데 저는 꼭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 저런 자국이 생기게 만드네요.. 저런 자국 있으면 완성본이 그렇게 예쁘진 않아요 ^^;
+ 그냥 둥그렇게 두신 경우에는 칼집을 십자 모양으로 내주는게 좋아요.
빵은 바닥 부분이 닿는 면적이 적은 게 좋거든요. 그래서 사 먹는 빵들도 보면 밑바닥이 아주 펑퍼짐하지 않고 살짝 둥그렇잖아요? 그래서 양손으로 넥 슬라이스ㅋㅋ를 해주며 바닥과 최대한 이별할 수 있게 ^^ 도와줍니다.
저 트레이는 빵 굽는 용이라고 해서 덥석 집어온 건데요, 네... 없어도 됩니다. 하등 쓸모없어요. 그래도 저는 샀으니 아까워서 꾸준히 써주는 중이긴 해요. 아니면 제가 워낙 똥 손이라 활용을 잘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비교를 위해 하나는 저기에 안 올리고 따로 구워줄게요. 오븐에는 20분간 구워주면 되어요.
단체 사우나 중~
독일도 사우나 정말 좋아해요. 짝꿍 부모님 댁에 가면 작지만 개인 사우나 실도 따로 있답니다 ㅎㅎ
짜잔~ 솔직히 그렇게 예쁘게 생긴 건 아니지만요.. 저는 Bäcker 아니니까 이 정도면 됐다! 싶어요 ㅎㅎ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저 전용 트레이에 안 올렸던 것이 있는데요... 왼쪽이 안 올린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잘 모르겠네요. 암튼 차이 없는 거 보이시죠? 간단한 식사빵 굽는데 저런 거 굳이 없어도 돼요 ㅎㅎ
냉장고에 하나도 먹을 게 없길래 급하게 채소 넣고 스크램블 해서 올려먹었어요.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렇게 맛있진 않아요. 건강하긴 한데.. 맛은 시판 흰 빵이 훨씬 맛있어요. 가끔 치팅데이 겸? 흰 빵을 먹을 때가 있는데 눈물 나게 맛있어요 ㅎㅎㅎ 그래도 건강한 재료로 내가 만드는 거니까.. 그리고 일단 또 싸니까요 ㅎㅎ 내 노동력은 그냥 공짜잖아요 원래 그렇죠? 하하
시판이 맛있긴 하지만 특히 소화기관에 좀 문제가 있다 하시는 분들, 글루텐 섭취를 줄이고 싶다 하시는 분들 등 건강을 좀 더 신경 쓰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렇게 스스로 빵을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라고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면 딩켈 빵과 건강하게 식사하세요! Guten Ap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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